한의학 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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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음양과 영위
하늘을 관찰한 결과 해와 달 그리고 오행성은 항성의 운행과 다른 운동을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육안으로 관찰가능한 행성은 진성(수성) 태백(금성) 형혹(화성) 세성(목성) 진성(토성)입니다. 천구는 땅을 중심으로 동에서 남으로 돌고, 땅은 이와 맞물려 남에서 동으로 도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인체에서도 혈은 좌선하고 기는 우선한다.)
천구와 땅의 운행과는 별도로 해와 달 그리고 행성은 자신들만의 길을 따라 운행한다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별들과는 달리 해와 달 그리고 오행성은 땅의 변화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늘 해는 동에서 떠서 서로 지며 낮에 나타나고, 달은 저녁에 떠서 아침이면 모습을 감추는 것도 항상 있는 일입니다. 태양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과 열기가 낮의 밝음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한 밤의 어둠이 완전한 암흑이 아니라 달빛에 의해 낮의 그늘처럼 느껴진다는 것은 관찰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음양은 햇볕양자와 그늘음자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땅의 낮과 밤이며 하늘의 해와 달을 가리키는 단어로 볼 수 있습니다. 천동설의 입장에서 하늘에 있는 해와 달이 땅에서 나타나는 밤낮과 어떤 관계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동전의 앞뒷면처럼 한 묶음으로 연결해서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의학입문의 천지인물기후상응설은 이러한 음양과 밤낮이 인체에 영향을 줄 것이고, 의학의 입장에서 인체에 음양과 한 묶음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입니다. 사람은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입니다. 해가 뜨면 일어나서 활동하는 사람의 몸속에는 낮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있어야하고, 밤에 잠을 자면 낮의 활동을 이끌었던 기능은 사라지고 밤에 잠을 잘 수 있게 하는 기능이 활동해야 한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합니다.
활동하는 사람과 잠자는 사람의 신체는 달라지지 않으면서 밤낮으로 일부 기능은 항상 유지된다는 사실 역시 관찰 가능합니다. 낮에는 나타나고 밤에는 없어지는 인체의 기능을 위라 명명하였고, 밤낮으로 유지되는 일부 기능을 영이라 이름하였을 것입니다. 이로써 하늘의 음양 즉 해와 달과 땅의 밤낮과 사람의 영위는 하나의 묶음으로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였습니다.
한의학에서 음양의 쓰임이 이것만은 아닙니다. 한의학서적에는 음양을 대명사로 하는 많은 사실들이 해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의학서적에 쓰여 있는 음양이라는 단어는 하나의 사실만을 지칭하는 기호(표음문자)가 아니라 다양한 사실들을 표현하기 위해 차용된 기호(표의문자)입니다.
어떻든 영위는 그렇게 탄생한 개념이며 인체구조와 기능에 대한 관념어라 할 수 있습니다.
6-오행과 육기
하루는 영위라는 개념으로 인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루에 하루가 더해지면서 일년을 채워갑니다. 하루는 하늘에 떠있는 해와 달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일년이라는 시간을 규정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달이 차고기울기를 대략 12번 반복하면 같은 기후조건이 반복된다는 사실은 관찰 가능합니다. 사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런 계절적인 변화와 반복을 천동설로 설명하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천구에 붙박여 있는 별자리들이 계절의 변화와 관계가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계절변화의 규칙성은 그렇게 천구의 운행과 연계해서 해석할 수 있었을 것이며, 일년은 사계절의 반복이며 천구가 땅 주위를 한바퀴 회전하는 시간이라 생각했습니다. 천구의 회전운동이 북극성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 역시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북극성은 하늘의 중심이며 모든 것의 기준이 될 자격이 충분했습니다.
하늘의 중심에 북극성이 있으면 땅에도 중심이 있어야하고 사람에게도 군주라는 중심이 있고 인체에도 이에 해당하는 중심, 즉 생명의 중심개념에 합당한 장기가 있어야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기는 하지만 기후의 변화와 변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후의 변화처럼 규칙성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오행성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수성과 금성 그리고 화성은 땅(지구)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면 회전운동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규칙성을 찾기가 매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들 행성이 어쩌면 변덕스런 기후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 추측하는 상황도 역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기후의 변화와 천재지변이 긴 시간의 관찰로 반복되고, 행성들의 변덕스런 운행도 긴 시간에 걸쳐 제자리로 돌아오며 반복되는 것도 오랜 천문관측을 통해 알았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태양활동이 11년 주기로 반복되면서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오행성의 운행이 난해한 규칙성을 보여주듯이 땅에서는 사계절이 변덕스런 날씨를 품고 있고, 사람들은 변덕스런 기후와 날씨만 만나면 역시 반복되는 증상이 몸에 나타난다는 것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계절의 변화인 풍한서습조화는 오행성의 운행과 연관된 한 묶음의 자연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오운육기라는 이론을 마련하였습니다.
오행성은 일년을 주기로 하는 계절과 손을 잡았고 풍한서습조화의 물질적 근거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변덕스러운 기후를 해석할 수 있게 되었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질병을 기후의 변화와 연결할 수 있었습니다. 변덕스러운 기후가 질병을 일으키는 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이를 육음이라는 외사라 명명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