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컬럼
HOME > 약선당 한약이야기 > 한의학 컬럼
3- 천동설 ①
생각의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와 시간을 객관적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건을 타인과 공유하기 위해서는 위치와 시간을 모두가 납득할 만한 기준에 근거하여 규정해야합니다.
의학입문의 천지인물기후상응설은 하늘과 땅과 사람과 기후의 상호관계를 통해서 질병을 이해하고자하는 이론입니다. 천지기후의 변화는 지구내의 기후변화와 작게는 태양계의 운행변화, 넓게는 우주의 운행변화를 포함하는 거시적인 자연법칙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학입문의 천지인물기후상응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우주론을 이해해야합니다. 역사를 더하며 천문관측이 발전했지만 16세기는 여전히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 천동설이 우주론의 대세였습니다.
옛사람들은 쟁반을 엎어놓은 형상의 어마어마하게 넓은 땅을 삿갓모양의 아치형 천구가 하늘을 덮고 있고, 하늘은 맷돌처럼 동에서 남으로 좌선하고, 해와 달은 아랫맷돌처럼 남에서 동으로 우선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개천설이라 명명했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하늘은 원형의 구체이며 계란 형상으로 회전하고, 계란 속에 절반쯤 물이 담겨있어 노른자처럼 생긴 원형의 땅이 그 수면위에 떠 있는 형상이며, 해와 달 그리고 행성과 항성은 원구의 알껍질에 붙어서 끊임없이 운행한다고도 생각했습니다. 이를 혼천설이라 합니다.
한편으로는, 하늘은 무한 공간이며 기로 충만 되어 있고, 해와 달 그리고 행성과 항성은 그 속에 떠서 규칙적으로 운행하고 있다고도 생각했으며, 이는 선야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고 관찰결과들을 조금 더 추가하면 16세의 천동설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늘은 천구의 형태이며 지구와 항성과의 거리는 모두 일정하며 밝은 별과 어두운 별이 천구에 붙박여 있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천구와 땅 사이에는 태양과 달 그리고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항성들과는 별개로 일정한 면(황도)을 이루며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고, 태양계의 시운동을 기준으로 시간과 공간을 규정합니다.
문제는 시운동, 즉 육안관찰로는 오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황도면에서 움직이는 오행성의 운행규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오행성과 지구(땅)가 행성의 하나로 태양을 회전하고 있다는 이론, 즉 지동설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공간을 객관적으로 규정하기 위해서 옛사람들은 지구보다 공전주기가 긴 목성과 토성을 이용하였습니다.
4-천동설 ②
목성은 약12년의 공전주기로 태양을 돌고 있습니다. 목성은 지구와 태양사이의 거리보다 충분히 멀리 떨어져 있고, 지구공전주기의 약 12배에 해당되기 때문에 12년 주기의 규칙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보면 목성은 지구를 12년에 한번씩 회전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목성은 덕분에 거시적인 시간의 잣대가 되었고, 그 이름을 세성(歲星)이라 하였습니다. 아마 12라는 숫자는 달의 공전주기와 맞물려 1년을 나누는 기준으로 자리 잡았으리라 짐작됩니다.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행성운행의 규칙성은 오행성이 각각 12년씩 운행하여 60년의 주기성을 갖는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토성의 공전주기는 대략 28년이며 목성은 12년인 관계로 360도의 둥근 천구에 12개의 별자리와 28개의 별자리인 12차와 28수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해서 시간에 규칙성을 부여했습니다.
태양의 하루주기(지구의 자전)와 달의 한달주기와 행성들의 주기가 지구의 공전주기 1년을 설명하고 하루를 설명하고 한달을 설명하는 기준으로 설정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지구자전축의 기울기 때문에 발생하는 태양의 남중고도는 계절을 설명하고 기후를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절기를 설명하는 근거를 제공했습니다.
관찰이 정교해지긴 했지만 천동설의 입장에서, 즉 시운동에서 하늘은 늘 변덕스러웠습니다. 천인상응의 논리에 입각한 이해에서 하늘의 이러한 변화는 인사의 변화를 예시하거나 현시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목숨이 하늘에 달려있었던 것이지요.
해와 달 그리고 오행성이 천구에 붙박여 있는 항성들과 떨어져서 땅을 중심으로 운행하는 것을 관찰을 통해서 알 수 있었고, 시간과 공간은 나름대로 질서를 유지하고 규칙성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천지인에서 인간의 위치를 자각하고 규정함으로써 인간은 의학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말하자면 객관적인 인간이 탄생한 셈이지요.
의학입문은 이런 내용을 원도통설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규정과 인간에 대한 자각이 우주론의 목적인 것 같습니다.










